빨래를 삶다가
빨래를 삶다가 문득
세숫대야 안의 빨래처럼
가루비누 빨래비누 적당히 풀어서
끓으면 넘치지 않도록 물도 적당히 부어
손으로 자근자근 눌러 담고
뜨거운 불에 올려놓고
팍팍 삶으면
내 안에 있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아니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두
쓸데없는 생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이 나만의 개성이고 색깔인데
하얗게 만든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이 될 수는 없겠지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만들겠는가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사랑하겠는가
내가 나를 더욱더 사랑하고 아껴야지
끓고 있는 빨래를 뒤집으며 다시 생각해본다
070626 / 김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