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7. 9. 14. 14:15

늪 실 / 김필녀
시린 세월 끌고
먼 길 휘돌아 찾아든 *늪실
정겹던 초가지붕 하나 없이
낯선 동구 앞
반기며 우뚝 선 느티나무 아래
정월 열나흘 밤
당집 밝히던 불빛은
교회당 뾰족한 십자가로 빛나고
토담 틔워 넘나들며 살던 이웃
다정하던 모습들 다
아스라한 세월 너머로 숨었다
더께진 시간 걷어내면
어느 골목길에서
어린 날의 그 그리운 얼굴들
까르르 웃음처럼 번져 나올 듯
수숫대 흔들리는 밭이랑 돌아가
들국화 한 아름 꺾어 안으면
그리운 네 모습 찾아질까
*늪실:경북 봉화군 봉성면 외삼리에 있는
필자의 고향 마을 이름
(내 고향 봉화군 봉성면 외삼1리 늪실 푯말)
(늪실 마을 유래)
(고향 늪실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 뒤로 보이는 영양김씨 집성촌인 양짓마을 전경)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고향길)
(어릴적에 친구들과 올라가 놀던 마을 앞 동메산은 없어지고...)
(감나무에도 감이 주황색으로 익어 가고...)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 더욱 정겨운 내 고향 늪실)
- 사진 / 봉초사랑방 32회 선배 늪실님 작품임 - 070912
♬ Ever Green / Suzanne Jacks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