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8. 4. 2. 12:14

 

 

지난달 생일날 남편한테서 작은 영산홍 화분을 선물받았다.

안동장날 일이 있어 신시장에 갔다가 길거리에서 샀다고 하면서

크고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잘 키우면 예쁠거라는 말과 함께 건네받은 후

볕이 좋은 날은 해바라기를 시키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정성을 쏟았는데

우리집에 온 지 20여일만에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영산홍이 꽃을 피우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무가 꽃을 피우는 과정이 너무도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마치 출산을 앞둔 어머니의 산고처럼 

꽃망울을 싸고 있던 겉껍질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며 

기나긴 진통끝에 마침내 꽃을 피우는 영산홍을 바라보며

그냥 있을 수 없어 글을 한 편 남기기로 하고 지금 퇴고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