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8. 10. 19. 00:12
금명로에서
김필녀
사는 일 외롭고 힘들 때면
안동의 아리랑 고개라 불리는
*금명로를 넘어보자
한 고개 넘을 때마다
달리던 차도 숨이 차 헉헉거리고
가속 페달 힘껏 밟고 있는 내 몸도 힘에 부쳐
온 몸에 땀이 난다
힘든 오르막길 있으면
쉬운 내리막길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가속을 붙여 또 한 고개를 오른다
내 인생만큼은
탄탄한 대로가 펼쳐질 것이라는
젊은 날의 꿈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환상이었다는 것을
삶의 한 고비를 넘길 때마다 깨친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앞만 바라보며 살아온 지난날들이 그래도
아름다운 날들이었다는 것을
눈가에 주름지고
검은 머리에 하얀 서리 내린 후
비로소 깨닫는다
한치 앞도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
금명로를 넘을 때마다 머리를 주억거린다
081018 / 초고
* 금명로 : 오르막 내리막 경사가 심한 안동의 도로 이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