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8. 10. 23. 20:38

 

 

 

 

가을비

 

김필녀

  

 

여름 소나기와 사뭇 다르다

겉옷 위로 스며드는 빗방울에 한기가 돈다

아직 가을을 느껴보지도 않았는데

추운 겨울이 올 것만 같아 우산을 낮게 들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은행나무 아래 서본다

서둘러 떨어진 잎들이 비에 젖어 떨고 있다

가을비를 맞으며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문득 생각다가

먼 하늘을 쳐다본다

그대는 가을비에 온 몸 젖도록

누구를 기다려 본 적 있는가

눈물 나게 그리워 빗속을 헤매며

울어본 적 있는가 

사선을 그으며 내리는 가을비 저편

희미한 추억이 그립다.

 

081023 / 초고


♬ 가을비 우산 속 / 최 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