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9. 1. 7. 23:38

 

우리도 엄지족

 

김필녀

 

 

21세기는 첨단 IT시대 

쉴새없이 밀려오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젊은이들만 바쁜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추운 겨울 사랑방 아랫목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손주녀석들 불러놓고

화롯불에 군밤을 구워주며

구수한 옛날이야기 들려주던 시대는 이미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 되었다 

핵가족화로 멀리 떨어져 사는 손주들 보고 싶어도

아이들 눈높이를 애써 맞추어야 겨우 소통할 수 있는 시대

어르신들은 더욱 외롭다

핏줄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핸드폰을 들고

신세대 할아버지 할머니로 거듭나기 위해

침침한 시력에 두꺼운 돋보기를 끼고서도

변화와 시대흐름에 도전하는 용감한 어르신들

천신만고 끝에 문자메시지 발송에 성공한 표정엔

우리도 엄지족이라며 성취감이 넘친다.

 

09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