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9. 4. 15. 22:44

 

이육사문학관에 가면

 

김필녀

 

 

이육사문학관에 가면

제비꽃 진달래를 좋아하고

들꽃 같은 미소로 따뜻하게 손잡아 주는

단아한 여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육우당* 다실에서 차를 우려내고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 위해

손수 앞치마 두르고 잔치국수 말아내는

옥비여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육사선생님 유일한 핏줄로 남아

암흑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던

아버님 문학정신 기리기 위해

일흔에 가까운 나이도 잊은 채

가파른 윷판대*를 오르고 있습니다

 

오늘도 왕모산 칼선대*를 오르내리며

젊음을 불살라 독립 의지 불태우던

아버님 유지 어떻게 이을까 기도하며

하루를 일 년처럼 사는 여인이 있습니다.

  

090415 

 

* 육우당 : 이육사선생님의 여섯 형제가 나고 자란 집

* 윷판대 : 이육사선생님 시 '광야'의 무대

* 칼선대 : 이육사선생님 시 '절정'의 무대

 

(안동댐 월영교와 이육사선생님 시비 '광야' 앞에 선 이옥비여사님)

 

The Poet And I (시인과 나)Frank Mi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