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녀의 삶과 문학/김필녀자작글모음
꽃도 꽃으로 일생을 마치진 않는다
아정 김필녀
2009. 4. 17. 00:28

꽃도 꽃으로 일생을 마치진 않는다
김필녀
내가 꽃이었을 때
꽃이 그렇게도 예쁜지 몰랐다
꽃이 환장하게 피는 봄
그냥 보내기 안타까워
마음 가는 대로 길을 나섰다
여자에게 꽃이 아름답게 보이면 이미
꽃이 아니라고 누가 말했던가
꽃이 져야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꽃도 꽃으로
일생을 마치진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향기를 지닌
꽃 그 자체인 것을
삶 전체가 바로
꽃 피는 아픔이고
꽃범벅으로 산다는 것
그대 모르는가.
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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