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9. 5. 1. 10:23

 

 

목걸이

 

김필녀

 

  

이상기온으로 제 갈길 찾지 못하고

혼동 속 헤매다 뒷걸음 치는 봄이 아쉬워

대형할인마트로 쇼핑을 나갔다

생필품 몇 가지를 커다란 쇼핑카에 담고

느린 걸음으로 시간을 축내고 있는데

보석 코너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감사 세일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와

구경이나 하자며 발길을 돌리자

주춤거리던 남편도 따라 온다

보석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박봉을 쪼개가며 살림을 살다보니

경제적인 여유도 그리 넉넉하지 않아

늘 관심 밖인 척 살았다

여름에 하늘거리는 시폰 원피스 위에 걸치면

시원하고 어울릴 것 같아

원석 목걸이 하나를 집어 들고 목에 걸어보자

어울린다며 선물을 하고 싶단다

목석같은 경상도 사나이 눈에도

스물다섯 어여쁘던 새색시가 나이가 들어 

목선을 따라 하나 둘 늘어나는 주름을

그냥 쳐다보기 안쓰러웠나보다.

 

0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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