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녀의 삶과 문학/김필녀자작글모음

월간 스토리문학 8월호에...

아정 김필녀 2009. 8. 9. 16:40

 

이육사문학관 파견 작가로 근무하는 6개월 동안

 

 

문예지에 시를 6편 이상 발표를 해야 합니다.

 

 

발표한 글은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 전국 도서관에

 

 

비취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은

 

 

- 계간 서울문학 여름호에

 

 

(봄이 간다, 꽃도 꽃으로 일생을 마치진 않는다,

 

 

바닷가에서, 월영교에서, 하회선유줄불놀이)를 발표하고

 

 

- 월간 스토리문학에 (빨간 우체통을 보면, 6월스케치)를 발표했습니다.

 

 

- 제가 등단한 월간 문학세계 9월호에 시 두 편을 발표하기 위해 원고를 보냈습니다.

 

 

 

아래 두 편은 월간 스토리문학 8월호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빨간 우체통을 보면 외 1편

 

김필녀

 

 

긴 사연의 편지를 쓰며

밤을 하얗게 새우는 사람도

고이 봉한 편지 두근거리며

부치는 사람도 없는 우체통은

참 외롭습니다.

기다림의 미학을 모르는 채

하루에도 몇 번씩 메일을 주고받으며

즉석 문자메시지로

속 깊은 정마저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빨간 우체통은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우두커니 비켜선 우체통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절반의 계절을 담아 밑도 끝도 없는 사연

깨알같이 적어 보내면 옛날처럼

그 자리에 선 채 반갑게 읽어주시겠지요.

짧은 여름 밤,

서둘러 돌아가야 하는 초저녁별 이야기

클라리넷 저음이 울려 퍼지던

연꽃 아름답던 그 공원의 추억들을 담아

약속 없이도 내 마음 건넬 수 있는

그런 편지를 써서 부치고 싶은

꼭 한 사람이 있습니다.

 

 

6월 스케치

 

김필녀

 

 

누렇게 보리 익어가는 들판엔

보릿대 타는 냄새 향기롭고

모내기 마친 논에서는

올챙이들 다리 달고

개구리 옷 입느라 바쁘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날개 접고

꽃무리에 앉은 나비 떼

눅진한 바람결에 날갯짓 무겁고

야산 밤나무 숲에서 흘러드는 

비릿한 밤꽃 향기 코끝을 간지럽힌다

 

청아한 뻐꾸기 합창 소리

새벽 단잠 깨우고

논둑에 핀 연분홍 메꽃 한 송이 꺾어들고

달짝지근한 뿌리 캐 먹던 옛 시절 그리며

미끈유월 부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