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09. 9. 22. 22:51

 

가을비를 맞으며

 

김필녀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긁어대며

가을비가 내린다

내 마음을

얼마만큼 적시며 살았는지

우수수 바람을 타고 내리는

싸늘한 빗소리와 함께

나를 돌아보는 소리

귓가를 때린다

가을의 문턱에서

좀 더 치열하게 살지 못한 날들이

후회로 다가오고

더욱 사랑하지 못한 시간들이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쓸쓸한 가을비를 맞으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내 스스로 깨닫기까지

차디차게 내리는 빗방울 보다

더 많은 생각으로

다시 수행의 계절을 맞이한다.

   

090921 /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