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녀의 삶과 문학/김필녀자작글모음
나무의 유서遺書
아정 김필녀
2009. 10. 22. 22:43
나무의 유서遺書
김필녀
뜨거웠던 기억 간직한 채
서슬 푸르게 피워내던 잎사귀
오랜 짓무름 이겨낸 가슴팍에
속살 깊이 박힌 여름의 고뇌들
단단해지고 버림으로써 이룰 수 있다는
묵상의 깊은 멍울 남긴 채
제 살 헤집으며
나무가 남겨 놓은 마지막 유서遺書
가장 고운 빛깔로 물들이며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져 뒹굴다가
왔던 길 다시 돌아가노라.
091022
Anything thats part of you / 엘비스프레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