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녀의 삶과 문학/김필녀자작글모음
겨울 바닷가에서
아정 김필녀
2009. 12. 22. 10:46
겨울 바닷가에서
김필녀
어찌하지도 못하면서
뒤돌아설 줄 알면서도 어리석게
쉬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를 보면서
바다도 내 마음같이 가 닿아야 할
그리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갯바위에 그리운 마음 철썩이며
송두리째 던져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지금껏 살아 숨 쉴 수 있었던 버팀목이
그리움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달려오는 동안 바보처럼
걷잡을 수 없는 그리움에 잠시 잠깐
잊을 때도 있었지만
백사장 모래알 마다 숨겨둔 그리움이
또 다시 내 발목을 움켜잡습니다.
09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