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0. 5. 29. 17:05

 

 

오월 갈대밭에서

 

김필녀

 

 

모내기 마친 논둑 옆

갈대밭에는

머리카락 다 빠지고

허리까지 꺾인 채

뼛속까지 빈 대궁 서걱이며

비바람에 맞서고 있는

어머니가 서 있다

청청하게 가슴까지 자라

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자식

아직도 마음 놓지 못한 채

혹시나 하는 마음

버팀목으로 혼만 살아

바람 따라 휘청거리며

하얀 찔레꽃으로 웃고 있다.

 

100529 /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