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녀의 삶과 문학/김필녀자작글모음
동백꽃은 알고 있었다
아정 김필녀
2011. 2. 1. 23:42
동백꽃은 알고 있었다
김필녀
이별보다 사랑이 너무 아파
견딜 수 없는 날은, 그 바닷가
동백나무 호젓한 길을 거닐어보자
붉은 피 낭자하게 스며들어
그대 몸 속 피돌기로 되살아 영원토록
사랑의 묘약으로 남고파
한 번은 가지에서, 그래도 못 잊어
댕그랑 목이 잘리워도 꼿꼿한 채
차디찬 그늘 아래 다시 피는 꽃
떠날 때, 떠날 줄 알면서도
끝끝내 애타하며
함부로 시들지 못하는 사랑
동백꽃 노란 꽃술은 알고 있었다
이별이 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사랑보다 더 아프지 않다는 것을
110201
♬ Vergib Mein Nicht (나를 잊지 마세요) / Fritz Wunderli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