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1. 2. 19. 19:22

 

월영교에서 2

 

김필녀

 

 

정월 대보름달 품어 안았던 안동호
밤 새워 사랑을 품었던 여인의 살결마냥
촉촉하게 물이 올랐다
칠흑 같은 밤,
자작나무 가지에 걸린 눈썹달
애써 품으려 가슴 졸이며 밤을 지새는
호수의 깊은 마음 그대는 모르는가
가난한 시인이 밤 새워
시를 쓰는 일처럼
사랑하는 일도 그러한 것 
물 위에 이는 파문만 보고 모든 것을
아는 체하지 말자
연둣빛 촉촉하게 머금은 산그늘
개나리 산벚꽃 떼 지어 속삭여도
은빛 물결 따라 춤추다

어둑하면 서둘러 돌아가는 법
진실한 사랑을 품기 위해, 호수는
신새벽 물안개로 말갛게 얼굴을 씻고
바람 따라 온종일 가슴 두근거리며
그대 달로 뜰 밤을 기다린다.
 
110218

 

 

♬ 사랑을 위하여 / 김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