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녀의 삶과 문학/김필녀자작글모음
첨성대를 바라보며
아정 김필녀
2012. 5. 17. 12:04
첨성대를 바라보며
김필녀
봄바람에 나풀거리는
열두 폭 치맛자락 안에 감춰진
여인들의 고뇌
남자들은 모른다
선덕 여왕 삼백 예순 폭
치맛자락 안에서 번득이던 예지叡智
대륙을 호령하던 당 태종도 헤아릴 수 없어
꽃 중의 꽃으로만 여겼다
별과 달, 붉은 해를 순명처럼
치마폭에 감싸 안고
화강암 높은 단을 눈물로 쌓아가며
동방의 등불로 우뚝 서고 싶었던 염원
천년이 흘러도 변치 않고
반만년 배달민족의 혼으로 되살아
찬란하던 서라벌 하늘 아래
비보裨補로 서 있다.
- 120513
♬ 먼산(안도현 시) - 이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