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2. 6. 16. 18:44

 

 

곁순치기

 

김필녀

 

 

'톡톡 토도독 톡'

산과 들이 부스스 눈을 뜨는 첫새벽

고추 밭고랑에 앉아 곁순을 딴다

누군가를 위해 양보한다는 것은

진한 여운으로 남아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땅에 떨어져 누운 새순에도

데쳐서 무친 고추나물에서도

매운 향기가 난다

조연의 아픈 흔적이 때로는

아름다운 향기로 회자될 수 있다는 것을

반백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 1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