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2. 10. 3. 09:52

고독을 사랑했던 시인

- 김철진 시인님 영전에 바칩니다

 

 

고독을 사랑했기에 더욱 외로웠던 시인

이승의 그 누구도

당신의 외로움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허물 수 없는 경계를

너무도 쉽게 넘어 버린 당신 앞에서

황망하여 그저 눈물만 흘립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나면

우리도 가야 할 그 먼 나라

아픈 육신 떨치고서 훨훨 날아가소서

 

그토록 사랑하셨던 어메 아배

미당 선생님이 계시는 나라에서

이제는 더 외로워 마시고 편히 쉬소서

 

시인이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고 하시던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 나라에서도 외로우시면

이승의 사랑하던 사람들이 그리우시면

휘영청 보름달이 뜰 때마다 찾아오소서

 

120930 / 雅靜 김필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