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3. 7. 24. 22:42

7월의 월영교 / 130724

 

오랜만에 월영교를 찾았다.

월영교 아래를 흐르는 안동호는 오늘도

장맛비 걷힌  7월의 하늘을 품어 안은 채 반겨주었다.

 

월영교의 명칭은 시민의 의견을 모아 댐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온 인연과

월곡면, 음달골이라는 지명을 참고로 확정되었다. 낙동강을 감싸듯 하는 산세와 댐으로 이루어진

울타리 같은 지형은 밤하늘에 뜬 달을 마음속에 파고들게 한다.

천공으로부터 내려온 달을 강물에 띄운 채 가슴에 파고든 아린 달빛은 잊혀진 꿈을 일깨우고

다시 호수의 달빛이 되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으려 한다.

월영교는 이런 자연풍광을 드러내는 조형물이지만,

그보다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오래도록 기념하고자 했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아내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한 켤레 미투리 모양을 이 다리 모습에 담았다.

그들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을 영원히 이어주고자 오늘 우리는 이 다리를 만들고

그 위에 올라 그들의 숭고한 사랑의 달빛을 우리의 사랑과 꿈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안동시 

 

 

↑ 월영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조 인도교로서

 

↑ 안동댐과 보조댐 사이에 형성된 호수를 가로질러 세워졌다.

 

↑ 사계절이 다 아름답지만, 호수 주변에 벚꽃이 흐드러진 봄의 풍경은 가히 표현을 할 수 없이 아름답다.

 

↑ 7월의 녹음 짙은 산을 품어 안은 안동호, 풍덩 빠지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 안동호 옆에 세워진 민족시인 이육사의 광야 시비.

장맛비와 폭염으로 마음이 지쳐 가라앉을 때,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청포도 시를 한번 읊노라면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 100일 동안 피고 지는 여름꽃인 배롱나무꽃도 웃으며 반겨주었다.

 

마음이 울적할 때나 시가 고픈 날은 월영교를 찾는다.

몇년 전, 물안개 피어오르는 월영교에서 건져 올린 시다.

 

월영교에서

 

김필녀



가슴에 하나 가득 품고 살아도

그리움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마음속에 늘 담고 산다고 해도

한번쯤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사랑이다

 

내가 사랑하는 깊이만큼

나를 사랑하고 있는 크기를

알고 싶은 것이 사랑이다

 

사랑한다면 

물빛 젖은 입술로

수줍은 고백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호수는 늘 하늘을 품고 살아도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그리움 견딜 수 없어 

물안개에 혼을 실어 하늘로 오른다


080814

 

♬ La Maritza(마리짜 강변의 추억) / Sylvie Var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