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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씨감자를 묻다

아정 김필녀 2014. 5. 1. 21:43

 

씨감자를 묻다

 

김필녀

 

 

모성의

위대한 길 알고 있었을까

수많은 길 중에 씨감자로 선택되어

내 집을 찾아왔다

 

작은 배꼽마다 잉태된

새 생명 다칠 새라

벼린 칼로

재바르게 도려낸다

 

잘린 살점마다

송골송골 맺힌 진액

산모의 초유처럼

맑고 찐득하다

 

숭고한 걸음걸음 밀알 되어

대를 이어 번성하라 기도하며

밭갈이한 흙 속에 보폭 맞추어

고이고이 묻는다

 

- 140323

 

출처 : 김필녀 시인의 안동산마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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