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5. 3. 1. 15:15

 

 

춘설春雪

 

김필녀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도 우리의 이별은

삼월에 내리는 눈처럼

그런 애틋한 이별이게 하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뒤돌아서 한 발자국 떼다가

다시 돌아서서 등을 어루만지는

가슴 뭉클한 이별이게 하자

 

추억을 곱씹으며 돌아서는

그렁그렁 눈물겨운 발길마다

움츠렸던 풀씨들 눈을 틔우고

부푼 꽃망울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서로의 가슴 흠뻑 적시며

두고두고 그리워할

순백의 아름다운 이별이게 하자

사랑하는 사람아

 

-150301 / 춘설이 내리는 날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