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5. 6. 22. 22:38

 

 

자귀나무꽃

 

김필녀

 

 

그대 생각이 십리를 가고

내 생각이 천리를 간다고 해도

부부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보폭을 맞추어야 하리

 

숨차게 달려왔던 세월 돌아보며

잠시 멈추어 선 채

대문 밖에 한없이 기다린다 해도

그대 발걸음에 맞추어야만 하리

 

기다림에 지쳐 힘들 때마다

자귀나무꽃잎 말려 베갯잇 속에 넣고

길고긴 꽃잠 속에 함께 들면

멀어진 생각 한발자국씩 좁혀지리니

 

- 1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