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 김필녀 2017. 1. 16. 11:21

 

 

지심도 동백

 

김필녀

 

 

바람 속에 피었다

거센 바닷바람 껴안은 채

시나브로 떨어져 누운

지심도 동백

 

세상과 맞서며 돌고 돌아

질박하던 육십갑자 완주 한 채

다시 정유년 새해를 맞은

내 삶을 닮았다

 

한 번은 가지에서

흔들리며 피를 토하고

덤으로 주어진 여생은 땅 위에서

붉게 물들이며 살고 싶어

 

돌아서면 잊을까

통째로 떨어져 누운 꽃 한 송이

꼭 쥔 채,

가슴 깊이 꽃물 들인다

 

- 170111

      

 

 

♬ Plaisir D`Amour (사랑의 기쁨) / Nana Mouskou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