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청 문화관광과 공무원 오가타 게이코(글/김필녀-안동주부문학회)

가을과 단풍을 좋아하는 일본아가씨 게이코
가을이다. 하늘은 점점 높아가고, 코스모스가 갈바람에 한들거리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논밭의 곡식은 황금물결로 일렁이며 지난 여름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며 애썼던 농부들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 함박웃음을 안겨주는 풍요의 계절이다. 가을은 풍요의 결실과 넉넉한 추수의 부유함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한없이 너그럽게 한다. 지난 봄날 아름답게 꽃피우던 날들을 뒤돌아보며 살며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잎사귀 무성하게 키우며 열정으로 가득 찼던 여름을 생각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그러면서 매서운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을 조용히 준비하는 마음도 갖게 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풍요의 계절 뒤에 숨겨진 인간본연의 마음이 가장 외로운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제 머지않아 산과 들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곱게 옷을 갈아입을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한 잎 두 잎 낙엽이 질 것이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사람들은 또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래서 가을은 보고픈 사람도 많아지고, 그리운 사람이 더 많아지는 계절이다. 이 계절을 남달리 사랑한다는 안동시청 공무원 오가타 게이코(緖方惠子ㆍ29)씨에게도 4년째 보는 안동의 가을하늘이 고향하늘처럼 정겹게 느껴질 것이다.


안동시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한지 4년째
오가타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은 구름사이로 청잣빛 가을하늘이 가끔씩 얼굴을 내밀던 흐린 날이었다.햇볕이 쨍한 날보다는 흐린 날이 더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약속장소인 탈춤공원에 있는 안동관광정보센터로 향했다.
탈춤공원은 9월 28일에 개막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07’ 축제준비로 분주했다. 하늘에는 거대한 애드벌룬이 떠다니고 사무실에선 축제를 준비하는 직원들이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안동장날을 방불케 할 정도로 떠들썩했다. 오가타 씨도 다른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직접 일본어로 번역한 팸플릿이 널려져 있었고, 일본인 관광객들을 안내하기 위한 스케줄을 짜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바쁜 시간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평소보다 안동을 더 많이 찾아오고, 오가타 씨가 실력발휘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간이어선지 더 신나게 일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오가타 게이코 씨는 안동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관광안내와 통역을 하는 문화전도사다. 그리고 안동시청에서는 안동문화재의 일본어 간판과 안내책자 등을 수정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는 계약직 공무원이기도 하다. 오가타 씨가 안동시청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9월에 외국인 계약직공무원으로 채용되면서부터다. 2000년 한국어 연수를 위해 내한한 오가타 씨는 그해 8월 한국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안동시의 채용공고를 보고 응모해 합격하면서 안동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오가타는 임용 초기부터 각종 공문이나 자료를 일어로 번연하는 일과 국제행사 때 업무연락이나 통역 등 중요한 일을 도맡아서 할 만큼 실력파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상냥하고 인간성이 좋다는 평판이 자자했다.


구마모토에 사는 한국할머니들의 고향노래
오가타 씨는 늘씬한 키에 청순한 외모를 갖춘 예의바른 여성이었다. 한국에 온지 7년이 되었고 안동에서 생활한지는 4년이 되어서 그런지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 했다.
자리에 앉자 음료수를 권하면서 사무실이 너무 시끄러워 미안하다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성의를 다해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을 보며 안동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가타 씨는 일본 기타큐슈(北九州)시립대학에 다닐 때 비교문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공부를 하면서 “한국어가 일본어와 가장 가깝고 일본어의 원초일 가능성이 높다”는 교수의 강의를 듣고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오가타 씨의 고향은 일본의 3대 성(城) 중 하나인 구마모토성(熊本城,구마모토죠)이다. 구마모토에는 한국할머니들이 많이 산다고 했다. 이웃에 사는 한국의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고향이야기도 가끔 들을 수 있었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향노래를 부르는 것도 자주 들었다. 대학교 다닐 때는 일본말은 잘 하면서도 쓸 줄 모르는 한국 할머니들에게 일본어 쓰는 법을 가르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고 한국으로 연수를 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 한·일 합작드라마인 프렌즈를 보고 한국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렌즈의 남자주인공인 원빈도 잘생기고 멋있지만 오가타 씨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남자연예인 중에 성시경을 좋아한다며 한국 연예인에 대해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안동의 첫모습은 버스정류장의 갓 쓴 할아버지
일본인이면서 안동의 문화를 일본에 소개하는 오가타 눈에 비친 안동 문화의 특징은 어떤 것일까 매우 궁금했다.
한국은 유교문화가 어느 도시를 가도 곳곳에 배어 있지만, 특히 안동은 다른 지방에서 느낄 수 없는 안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문화들을 참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오가타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동방예의지국’으로 알고 유학을 왔다고 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나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서울사람들 중 개인적이고 이해 타산적인 사람이 많아 실망도 했었다. 안동에 처음 왔을 때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갓을 쓰고 지나가는 할아버지를 보고 놀라기도 했다고 한다. 살면 살수록 예의가 바르고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안동사람들이 참 좋다고 했다. 그래서 타향이지만 오가타 씨 역시 주변사람들과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안동사람들은 처음에는 보수적이고 무뚝뚝하여 쉽게 사귀기가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속마음까지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눌 만큼 친근감이 가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안동의 친구들과 속 깊은 대화를 하다보면 타향에서의 외로움은 달아나고 고향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하단다.
안동사람들은 예의를 지키는 일이며, 어른을 공경하는 일, 조상을 모시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데 있어서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모습이 다른 도시와 크게 다르다고 느꼈다. 자식들이 부모님을 공경하고 모시는 자세 또한 너무도 깍듯하고 예의바르다고 했다. 그런 모습에 자극받은 오가타 씨가 일본에 계신 부모님께 대하는 행동이 달라지니, 안동생활로 인해 오가타가 효도를 하게 되었다며 부모님이 많이 흡족해하셨다고 한다.




심신(心身)이 지치면 만휴정에서 달래죠
오가타 씨가 일본에 안동을 소개할 때 주로 어떤 것들을 소개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일본관광객들이 하회마을을 많이 찾기 때문에 주로 탈춤에 관한 것들을 가장 많이 홍보하고, 그 다음으로 고가체험에 관한 것들을 소개해요.”
오가타 씨는 일본 잡지나 일간지에 안동의 문화와 관광지를 홍보하고 소개하는 글을 많이 써 왔다. 지금은 요미우리신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안동의 문화를 소개하는 글을 쓴다고 했다. 일본관광객이 하회마을을 비롯하여 안동의 여러 관광지를 많이 찾아오게 된 것에 오가타 씨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가타 씨는 개인적으로 안동의 관광지 중에 길안 묵계에 있는 만휴정을 참 좋아한다고 했다. 머리가 복잡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만휴정을 찾아서 사색을 하다 보면 머리도 맑아지고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도 떠오른다고 했다.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는 길에는 길안에 있는 ‘내고향 식당’에 들려서 자장면을 먹는다. 정말 그 집 자장면 맛이 좋다며 언제 꼭 한 번 들려보라고 권하기까지 하는 모습이 오가타 씨도 이제 안동사람이 다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동 예절에 익숙한 딸이 기특한 일본 부모님, 화려하고 웅장한 봉정사에 반해
오가타 씨는 할머니와 부모님이 계시고 세 자매 중 둘째 딸이다. 오가타 씨의 부모님은 한국으로 연수 오는 것을 처음에는 무척이나 반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각종 언론매체에 오가타 씨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한국에 온 뒤로는 부모님을 공경하고 효도하는 마음이 옛날 일본에 있을 때보다 많이 달라져서 요즘에는 한국에 있는 딸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한국으로 여행을 다녀가신다고 했다.


오가타 씨 부모님은 안동의 관광지 중에 봉정사 등 절(사찰)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일본은 풍부한 목재가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사찰의 대부분은 목재로 만들었고, 목탑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화강암이 많이 나기 때문에 절에 있는 탑의 대부분이 석탑이라고 했다. 모양도 다양하고 다채로운 수법으로 만들어서 섬세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부모님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소개팅 몇 번 해봤지만 아직은 인연이 없네요.
처음에 한국으로 연수 오는 것을 반대하던 부모님도 안동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오가타 씨는 안동에서 공무원으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결혼은 한국 사람과 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가타 씨는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한국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고 했다.
어떤 남자가 좋으냐고 물었더니 성시경 같이 부드러운 남자가 좋다고 한다. 아는 분들 소개로 소개팅도 몇 번 했다고 한다. 안동에서도 만나봤고 대구에서도 만나봤는데 아직은 인연을 못 만났다고 한다.
고향 일본에 가고 싶을 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명절 때나 몸이 아플 때”라고 했다. 특히 일을 하면서 능력의 한계를 느낄 때는 부모님이 보고 싶고, 일본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든다고 했다.




재일동포에게 70년만에 가족 찾아주고 뿌듯해
오가타 씨의 장래희망은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아직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도 선생님이나 공무원 되는 것이 우리나라처럼 참 어렵다고 했다. 안동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어떤 일이었을까?
“안동 권씨인 재일동포 분에게 70년 만에 가족을 찾아준 일이 기억에 남아요.”
네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서 호적이 없어져 버려 가족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한다. 70년 전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서 가까스로 전해 주는 이야기를 참고로 해서 호적부를 하나하나 뒤져가면서 찾느라고 힘이 들었지만, 얼마나 가족이 그리웠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꼭 찾아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열심히 찾았다. 일을 하다 힘에 부칠 때는 동료직원들에게 도움을 받아가면서 내 가족을 찾는 심정으로 정성을 기울여서인지 급기야 가족을 찾게 되어 너무도 기뻤다며 그 장면을 연상하고는 가슴 뿌듯해 했다. 요즘도 가끔씩 그분한테서 고맙다는 격려편지를 받는다. 그러면서 오가타 씨를 꼭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을 때면 자신이 한 일로 해서 70년 만에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재일동포 중에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이런저런 사연으로 가족과 헤어져서 만나지 못한 분들이 참 많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한국의 고향과 가족이 보고 싶어 가족을 찾아달라고 하며 오가타 씨한테 개인적으로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끼리 반세기가 넘도록 생사도 알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오가타 씨는 앞으로 제일동포들 중에 한국의 가족을 찾아달라는 분들을 위해서 힘닿는 데 까지 그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다락방에서 먹는 찜닭, 안동에서만 가능하지요
한가하거나 짬이 날 때는 시청 동료들과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로 안동시내에 많이 다닌다고 한다. 직장동료들 중에 나이도 비슷하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몇 명 있어, 지내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사실 서울에서 공부할 때는 일본어와 일본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목적을 가지고 다가왔다가는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대부분 떠나가기 때문에 진정한 친구가 되어 오래 사귀지를 못했어요.”
일본 친구들이 한국이나 안동에 놀러 온 적은 있었는지 궁금했다.
 “친구들이 서울까지는 많이 오는데 안동까지 온 일은 아직 없었고, 얼마 전에 관광안내를 하다가 대학교 후배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한 적이 있어요.”
안동 음식 중에 오가타 씨가 좋아하는 음식은 안동 찜닭이다. 서울에서 먹어 본 찜닭과는 비교도 안 된다며, 매콤한 맛이 환상적이란다. 안동 구시장 찜닭골목에 직장동료들과 자주 가는데 특히 다락방이 있는 집을 자주 간다고 한다. 올해 추석연휴가 여느 해보다 긴데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했다.
“연휴가 끝나면 바로 시작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 준비관계로 거의 쉬지 못하고 출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일 년 중에 탈춤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기간과 행사기간이 가장 바쁘다. 축제기간이 아닌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본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스케줄이 꽉 차 있을 때가 많아 평일보다 늘 바쁘다.


행여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로 인해서 일본인이기 때문에 봉변을 당하거나 힘들었던 일은 없었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서울에서는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는데 안동에서는 불이익을 받거나 어려운 일을 당한 적은 없었다. 시청에 근무하면서 겪게 되는 사소한 문제들은 동료직원들이 앞에 나서서 해결을 해주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고 했다. 안동 사람들은 개인 대 개인 간에는 정으로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한일간의 과거사를 들먹이며 오가타 씨를 당황하게 한 일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3.1절 날 웅부공원에서 있었던 3.1만세운동 재현이 있던 날은 가슴이 서늘해지고 조금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안동문화을 알고 나면 안동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될 거에요.
오가타 씨에게 안동의 젊은이들과 안동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유교문화가 젊은이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겉모습만 보지 말고 깊은 뜻을 알고 깨우치면 안동인이라는 것에 자부와 긍지를 가지고서 어느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자랑할 만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안동문화의 상징인 유교문화가 정말 답답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문화일까? 안동의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안동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은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당찬 일본인 아가씨 오가타 씨는 안동문화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무관심이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가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동의 젊은이들보다 더 안동의 문화를 잘 알고 자주 접하는 오가타 씨의 말이 어쩐지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오가타 씨는 사계절 중에 한국의 가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했다. 산을 오르는 것을 즐기지는 않지만 가을에는 고운 단풍을 보기 위해서 꼭 산을 찾는다고 했다. 언제 시간이 허락된다면 오가타 씨와 안동근교에 있는 천년고찰 봉정사가 자리한 천등산이나 학가산으로 단풍구경을 함께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곱게 단풍이 든 산 정상에 앉아서 향기로운 국화차를 마시며 가을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이국에서 외롭게 가을을 보내고 있는 오가타 씨에게 마음 푸근한 언니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래서 안동을 더욱더 좋아하게 되고, 안동의 문화전도사로 오래도록 있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안동>


 

통권 112호 - 新 안동인 
출처 : 독서논술지도사 김필녀서재
글쓴이 : 김필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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