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닷가에서

- J에게

 

김필녀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

수평선 저 멀리 떨쳐버리려

겨울 바다에 갔었지

 

비릿한 바다 내음 코끝에 스미자

가라앉아 있던 그리움 파도처럼 밀려와

그만 멀미를 하고 말았지

 

잊고 사는 것 같으면서도 너는 늘

예고 없이 불쑥 찾아와 사정없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곤 하지

 

내 가슴에는 아직도

수평선 저 끝 어디매쯤 묻어두었던 그리움

작은 세포로 살아 피돌기를 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태초에 너와 나는 어느 시간대,

어느 공간대에서나 함께해온 영적인 존재

영혼의 동반자였는지도 모르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우리의 인연

시작은 무엇이며 끝은 어디일까 궁금하여 

끝없이 밀려오는 푸른 파도에게 물어보았지

 

090117 / 포항 칠포리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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