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스케치

 

김필녀

 

 

누렇게 보리 익어가는 들판엔

보릿대 타는 냄새 향기롭고

모내기 마친 논에서는

올챙이들 다리 달고

개구리 옷 입느라 바쁘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날개 접고

꽃무리에 앉은 나비 떼

눅진한 바람결에 날갯짓 무겁고

야산 밤나무 숲에서 흘러드는 

비릿한 밤꽃 향기 코끝을 간지럽힌다

 

청아한 뻐꾸기 합창 소리

새벽 단잠 깨우고

논둑에 핀 연분홍 메꽃 한 송이 꺾어들고

달짝지근한 뿌리 캐 먹던 옛 시절 그리며

미끈유월 부여잡고 있다.

 

090615

 

               ♬ You needed me / Aaan Murr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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