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꽃

 

김필녀

 

 

잎겨드랑이마다 조롱조롱 달린 새끼들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어

7월 뙤약볕에 정수리 다 타들어가고

주황색 고운 얼굴 주근깨 가득하도록

하루 종일 내려다보고 섰다

행여 무슨 일 생길까

다소곳하던 여인의 모습 간데없고

온 몸 뒤로 한껏 젖히고서

여차하면 뛰어나갈 듯한 의연한 모습

까맣게 여물어가는 씨앗들 내려다보며

지겨운 장맛비에도 대견하게 웃고 선 모습

내 어머니의 삶이다.

 

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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