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맞으며
김필녀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긁어대며
가을비가 내린다
내 마음을
얼마만큼 적시며 살았는지
우수수 바람을 타고 내리는
싸늘한 빗소리와 함께
나를 돌아보는 소리
귓가를 때린다
가을의 문턱에서
좀 더 치열하게 살지 못한 날들이
후회로 다가오고
더욱 사랑하지 못한 시간들이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쓸쓸한 가을비를 맞으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내 스스로 깨닫기까지
차디차게 내리는 빗방울 보다
더 많은 생각으로
다시 수행의 계절을 맞이한다.
090921 /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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