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죽마고우 초대를 받고

오랜만에 진해로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생일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온 남편이

올해는 쉰 살의 마지막 생일이라며

이순을 한 해 앞두고서 마음이 많이 울적한지

아내한테 3일 동안 생일상을 차려달라고 하고,

하루는 시집간 딸한테, 또 하루는

죽마고우 친구한테 생일상을 받았답니다.

조금은 위로가 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여자도 남자도 나이가 든다는 것에 태연할 수만은 없나봅니다.

진해항 풍경입니다.

 

 

 

백바지를 멋지게 차려입고 죽마고우와 함께 폼을 잡았네요...^^ㅎㅎ

 

 

 

저도 한 컷 찍었지요!

 

진해항의 노을

 

노을이 지자 멸치떼가 새카맣게 바닷가를 유영하더군요!

 

 

바닷물이 너무도 깨끗하지요!

 

하얀 해파리도 보이죠

 

 

 

사나이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는 가운데

 

 

진해항에도 어둠이 깃들고~

 

어둑해지는 하루 해가 아쉬워 두 남자 곁에서 시 한 수 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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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항에서

 

김필녀

 

 

쉰 살 끄트머리를 간신히 부여잡은

죽마고우 두 남자의 넋두리

노을 품어 안은 진해항 바닷바람처럼

눅진하게 이어진다.

 

어릴 적 무용담은 간데없고

허옇게 센 머리 쓸쓸하게 쓸어 넘기며

회 한 접시 쓴 소주잔 부딪치며 서로의

빛바랜 삶 어루만지기 바쁘다. 

 

멸치 떼 빠른 유영처럼 한 때는

온통 내 것인 양 겁 없이 세상 누비며

세월 가는 줄 모른 채 좌충우돌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았노라고......,

 

언제 다시 만선의 꿈을 안고 돛을 올려

먼 바다를 항해 힘차게 항해할지 모르는

폐선 직전의 고깃배처럼 세월에 묶인 채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만 저녁바다를 가른다.

 

1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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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찾아온 딸 결혼식 사진 액자

  

♬ 청춘을 돌려다오 / 나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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