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날,
디카를 들고 집에서 가까운 초등학교를 찾았다
온 세상을 골고루 하얗게 덮은 눈의 속성 때문인지 나의 마음도 눈처럼 순수해지는 것 같았다
놀이터도 하얀 눈으로 덮여 있고,
넓은 운동장도 온통 눈 세상이다
동심은 어쩔 수 없는지,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혼자 눈사람을 만드는 개구쟁이가 디카에 잡혔다
눈을 굴리는 저 해맑은 동심을 디카에 담으면서 내 마음도 덩달아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했다
무더운 여름날, 짙은 그늘을 만들어 주던 플라타나스 위에도 하얀 눈이 쌓이고,
지난 가을, 노란 카펫을 깔아놓던 은행나무 위에도 눈이 소복하다
두 그루 은행나무 아래는. 시간이 날때 마다 자주 찾아오는 장소다
소나무 위에도 함박눈이 쌓이고,
내가 자주 앉아 쉬는 나무 의자 위에도 눈이 쌓여 있다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려 불편한 점도 많지만,
눈이 내리면 생각나는 내 젊음의 한 페이지를 들쳐볼 수 있어 행복하기도 하다.
함박눈을 바라보면 영화 '러브 스토리'가 생각나기도 한다.
- 121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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