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알고 있었다

 

김필녀

 


네가 하고 싶었던 말

그 때 차마 하지 못했던 말

파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움에 온 몸 퍼렇게 절어 버린 채

다시는 돌아서지 않을 듯

맹렬한 기세로 달려왔지만

파도 끝 하얀 물거품으로 부서지며

끝내 뒤돌아설 수 밖에 없다는 것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움을 참고

업 겁 세월 견딜 수 있었다는 것

백사장에 쏟아 놓은 수많은 밀어가

물결속에 휩쓸려 모두 사라진다고 해도

또 다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

파도는 내게 말하고 있었다

 

081028 / 초고

 

♬ Monaco(모나코) - Jean francois maur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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