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줄을 치다
김필녀
사랑의 씨앗으로 잉태된
한 생명이 탄생하여 쌔근쌔근 잠자는 곳
이보다 더 성스러운 장소가 어디 있으랴
빈부 격차 신분 고하 필요 없는
닫힘과 열림, 성역과 속계의 경계선
이보다 더 거룩한 시공간이 어디 있으랴
청솔가지 끼워 왼쪽으로 꼰 새끼줄에
붉은 고추 주렁주렁 열린
신의 은총만으로 충만한 이 구역은
쉿!
대대손손 핏줄로 이어지는
신성 불가침의 영역.
110214
♬ The Maiden's Prayer(소녀의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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