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순치기
김필녀
'톡톡 토도독 톡'
산과 들이 부스스 눈을 뜨는 첫새벽
고추 밭고랑에 앉아 곁순을 딴다
누군가를 위해 양보한다는 것은
진한 여운으로 남아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땅에 떨어져 누운 새순에도
데쳐서 무친 고추나물에서도
매운 향기가 난다
조연의 아픈 흔적이 때로는
아름다운 향기로 회자될 수 있다는 것을
반백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 1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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