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린다
김필녀
하늘도,
골수 깊숙이 퍼져가는 외로움을
더는 견딜 수 없었나 보다
잎을 떨구고 향기마저 거두어들인 채
땅 속 깊숙이 숨어 버린 그의 마음을
진부한 사랑 법으로는 움직일 수 없었나 보다
지칠 줄 모르고 뿜어내던 카리스마
칼바람으로 번득이던 눈동자도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나 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던 오만을 거두고서
무량하게 함박눈으로 내린다
사랑은 온전히 스며드는 일
사랑은 냉혹한 절대 고독을 견딘 후에
어느 봄날엔가 화알짝
다시 피워내는 일이다
- 121221
♬ 영화 닥터 지바고의 주제곡 라라테마 ♬
'김필녀의 삶과 문학 > 김필녀자작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처럼 살거라 (0) | 2013.01.15 |
---|---|
겨울 안개 (0) | 2013.01.14 |
느티나무 (0) | 2012.11.04 |
모성 (0) | 2012.10.24 |
고독을 사랑했던 시인 (0) | 2012.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