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과 시골 우체국 / 141011
저희집 맞은편에 있는 서후우체국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마땅하게 손님을 맞을 찻집이 없어
갑자기 저를 찾아오시는 손님이 계시면 민얼굴에 슬리퍼를 신고서
서후우체국에서 손님맞이를 하며 차 한잔을 대접하기도 한답니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시골우체국 초가을 풍경에 넋을 잃고
잠시 여유를 부려봅니다.
↑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빨간우체통, 우체국 화단에 핀 노란 국화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 제가 살고 있는 안동시 서후면은 국화차 주산지로도 유명하답니다.
아래 시는 함박눈이 내리던 날 서후우체국을 바라보며 글의 소재를 얻어 쓴 시입니다
시골 우체국
김필녀 밤을 새워 썼던 편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비가 오고 함박눈이 쌓이고, 다시 라일락이 피는 동안 더욱 견고해지던 사랑은 어느 하늘아래 빈 가슴 쓸어내리고 있을까 눈발에 써서 날렸던 부치지 못한 편지 위에 앨범 속에 잠자고 있던 빛바랜 우표 더께로 붙여 다시 띄우면 길 위에 떨어진 추억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립고 보고픈 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사람도 고이 봉한 편지 가슴에 품어 안고 우체통에 넣는 사람도 없는 시골 우체국에서는 여전히 우표를 팔고 크리스마스실을 판다 밤새도록 폭설이 쌓이고 창호지 문살 희붐하게 차오를 때까지 발효되지 못한 채 묵혀두었던 사연을 적어 겨울잠에 취한 빨간 우체통을 깨워야겠다 - 130119
♬ 가을우체국 앞에서 / 윤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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