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김필녀

 

 

가파른 벽을 기어올라

작은 창문에 커튼을 치고 있는

여린 담쟁이

 

물 한 방울 없는

촘촘한 방충망 사이사이에

하얀 발 뿌리 뻗어 새 순을 키우는

처절한 생명력

 

삶의 모퉁이에서 만나는

절망과 마주칠 때마다

쇠창살 부여안은 채, 한 발 한 발

끈질기게 전진하던

 

저 눈부신

한 생을 기억하자

 

- 1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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