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주부문학 제26집 출판기념회 / 171102

 

안동주부문학 제26집 출판기념회가

11월2일 저녁, 4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로 자축하며 조촐하게 열렸다

 

 

 

 

 

 

 

 

↓ 올해 86세인 초대 김종성 회장님과 함께...^^

 

 

↓ 한해가 언제 이렇게 흘러왔을까~

미련없이 져 내리는 노란 은행잎을 바라보며 내 한 해도 다시금 돌아본다

 

올해는 농사짓느라 바빠서 글를 제대로 쓰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안동주부문학 26집에 실린 졸시 3편이다

 

 

꽃삽 / 김필녀

 

 사각사각

땅과 마찰음을 내며

한 삽, 또 한 삽 흙을 퍼 올려

*북주기 하는 만큼

감자꽃이 피고 곳간이 채워졌다

어설프던 손놀림

장인의 경지가 되는 사이

무쇠로 된 작은 삽은

반질반질 윤이 나도록

깎이고 닳았다

한쪽이 깎여 없어지는 만큼

어느 한쪽이 채워진다는 것

뾰족하던 끝이 움푹 파인 채

묵묵히 제 갈길 걷고 있는

작은 꽃삽이

온몸으로 말한다

 

 

*북주기/식물이 넘어지지 않고 잘 자라게 하기 위하여 뿌리나 밑줄기를 흙으로 두둑하게 덮어 주는 일

 

 

백일홍

 

 담장 높은 집

화려한 꽃밭보다는

나지막한 토담 집

소박한 화단에 어울리는 꽃

온 여름내 피고 지며

바쁜 발길 머물게 하더니

가을 문턱을 넘어선 채

화사한 모습으로 반긴다

고향집 장독대 옆에 피고 지며

한세월 어머니 마음 달래주던

그 백일홍인양

아침저녁으로 마주선 채

이순이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직도 알 수 없는 세상사

어머니 대하듯이

깊은 속내 털어놓는다

 

 

풋양대

 

 장맛비 잠시 그친 사이

심심하던 남편이 텃밭으로 나가

목청을 높인다

 

가뭄에 목이 타들어가다

마른 스펀지 물 흡수하듯이 흡입하며

살을 붙여 영글어 가던 *양대

 

입맛 잃은 장마철

풋양대 밥이 먹고 싶었던 주인의 손에

무참하게 뽑혀 *예주룩 누워있다

 

머쓱해진 모습 뒤로한 채

덜 여문 납작한 꼬투리 골라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여문 포기만 골라 뽑아야지......”

 

강낭콩 여문 것도 모르는 농부를

진정한 농군이라 할 수 있을까

 

 

* 예주룩 / 전부다의 경상도 방언

* 양대 / 강낭콩의 경상도 방언

 

 

 ♬ The Poet And I (시인과 나) - FRANK MIL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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