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의 여자도 꿈을 꾼다 김필녀 눈에 보이는 세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얼마나 은근하고 사람을 더 인간되게 하는 것인지 쉰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고至高한 가치를 지닌 꿈 사랑 그리움 같은 오래전부터 그리웠던 대상들을 이제는 되찾고 싶다 물질이 앞선 시대에 그것은 오직 지나간 날의 환영幻影에 지나지 않는다 오래전에 너무 많이 사용해 효용가치를 상실한 추상명사들이 새삼 가슴을 파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려서일까 상처와 흠집이 지닌 아름다움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일까 쉰 살의 여자도 꿈을 꾼다 억눌려 있던 내 안의 욕망과 대면하는 순간 거울에 비친 모습 낯설지 않도록 잊고 살았던 그리운 것들을 되찾고 싶다 늦가을 무서리 끝에 피어도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국화처럼 내 나이에 맞는 독특한 색깔로 덧칠하며 아름다운 시詩를 쓰고 싶다 0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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