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바닷가에서 / 080827
지난 여름에 가보지 못했던
철지난 바닷가를 다녀왔어요!
영덕 삼사해상공원 위에서 바라다 본 바다
삼사해상공원 아래 바닷가
철지난 장사해수욕장
철지난 바닷가에서
뒤돌아서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얗게 부서지며 밀려오는 파도를
어리석다 할 수 있을까
놓아야 할 인연이라도
쥐고 있어야 할 시간이라면
두 손으로 움켜잡아야 한다
누군가의 가슴에
사랑이라는 싹을 키운 것만으로
행복할 때가 있다
추억이라는 시간이 남을 수 있도록
가슴에 피가 흐르는 것이
눈물겨울 때가 있다
가지 못할 길은
아무리 가까이 보여도 멀기만 하다
하얀 백사장에 새겨 놓은 발자국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남길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이라 해도
서러울 게 있을까
꼭 가야할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떠나야 할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었다
그것이 비록 순간이라 할지라도
잠시 머물렀던 물결이라 할지라도
바다가 늘 바다였던 것처럼
사랑은 언제나 사랑인 것이다
080827 / 김필녀
♬ Monaco(모나코) - Jean francois maur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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