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싸면서 김필녀 빛바랜 가구 위에 소복이 쌓인 먼지 알갱이들보다 더 많은 삶의 흔적들 쓸데없는 것이라고 하기엔 털어낼 먼지보다 더 많은 사연 깃들어 또 다시 이삿짐꾸러미에 차곡차곡 포갠다 왜 이토록이나 끌어안고 살아가는지 차마 못 버려서 안고 사는 묵은 짐처럼 지워질 듯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도 쉽게 털어내지 못한 채 가슴에 안고 한 세월 그냥저냥 살아가는 거겠지 이삿짐마다 배인 삶의 흔적들 낡은 영상 필름처럼 끊어질 듯 이어진다. 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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