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궁궐

 

김필녀

 

 

헐리고 빈자리만 남은

고향집 뒷산

삼복더위 콩죽 같은 땀 흘리며

친정 부모님 산소를 찾는다

딸 사위 절 받으며

아들 없는 설움 이제는 잊고 사시는지

말이 없으시다

외롭던 천년 궁궐 앞 줄줄이 불러들인

대소가 大小家 피붙이들 내려다보며

한 많던 이승은 이제 잊으셨는지

무덤 위에 자란 풀꽃들만 어서 오라

반기며 웃는다

그래도 그리워 흥건하게 고이는 눈물샘

땀방울과 범벅이 되는 오늘은

어머니, 당신의 기일입니다.

 

100719 / 어머님 기일에

 

♬ 야생화 / Richard Clayder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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