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스승
김필녀
가을비 장대같이 퍼붓는 날
스승님 유고 시집 안고 예고개 넘어오는데
장 프랑소와 모리스의 모나코가
굵은 빗방울 소리와 어울려 변주곡으로 흐른다
굵직한 베이스 음성의 나레이션 울림에
참았던 눈물 앞을 가려 차를 세우고
강산도 변한다는 십년 세월 거스르며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돌아본다
시도 모르면서 시인이 되겠다고 했던
섭씨 28도였던 적 많았고
시다운 시 한편 짓지 못하면서 자만했던
화씨 28도였던 적은 더욱 많았다
가보지 못한 모나코를 꿈꾸는 것처럼
꿈과 낭만, 유토피아적 몽롱한 환상에 빠져
스승의 가르침 외면했던 날들 부끄러워
애잔한 샹송 리듬 텅 빈 가슴 후벼 판다
- 1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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