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김필녀

 

 

모든 자양분 다 내주고

허물만 남아도

조롱조롱 매달린 자식들에게

더 줄 것 없을까

마지막 혼 살라

꽃으로 피어난 저 모성

험한 세상살이

바르게 살아가는 법 일러주며

당신 몸 삭아 없어지는 줄도 모른 채

뙤약볕 아래 웃고 섰다

꽃이었어도 꽃으로 살지 못한

어머니의 삶

노랑 저고리 연보라색 치마

곱게 단장하고

먼 길 떠나시려 채비하는

어머니도 여인이셨다.

 

- 130528

 

 

 

♬ Evergreen / Susan Jac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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