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구이

 

김필녀

 

 

늦가을 비,

지정거리는 날

 

가리왕산 나달

흠뻑 머금은 산더덕이

코끝을 자극한다

 

향기로, 더덕 향에 견줄 향기가

어디 있으랴

 

깊은 산속에서

비바람 눈보라 견디어 가며 외로이

세월을 삭였을

 

산 넘고 물 건너도 닿지 못해

그리움 더께로 칭칭 감은 채

바람으로나 만났을

 

수줍은 친구의 마음씨를 닮은

쌉싸래한 향기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 141130

 

 

 

 

 

 

 

 

 

'김필녀의 삶과 문학 > 김필녀자작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기차  (0) 2014.12.05
연탄을 들여 놓다  (0) 2014.12.01
무임승차  (0) 2014.11.24
콩 까끄래기  (0) 2014.11.23
의림지에서  (0) 2014.11.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