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당화

 

김필녀

 

 

오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한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어리석다 할 수 있을까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다를 향해 기울어져 가는 순정을

누가 어리석다 말할 수 있을까 

올 수 없어 하얗게 부서지며

모래밭에 쏟아 놓았던 수많은 밀어

갈 수 없어 붉디붉은 꽃잎편지

바람 편에 실어 보냈던 수많은 날들

억겁 세월 기다리다 해탈한 듯

꽃 진 자리 붉은 눈망울 매달고서 

한겨울 거센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며

저 혼자 볼 살 붉힌다

 

- 151220

 

 

 

Feelings/Morris Al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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