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에서
낮게 내려앉은 하늘 머리에 이고
얼었던 땅 녹아 푹신푹신한 산길 걸으며
물오른 버드나무 여린 잎 깨우는
봄바람이 전해주는 연둣빛 꿈에 취해본다
응달진 암벽에 얼어붙은 얼음은
가는 겨울 아쉬워 눈물 흘리고
양지 녘에 핀 생강나무 꽃잎은
오는 봄 반기며 노랗게 웃고 있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 비워 내며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소리에 취한 채
빈 가슴 빈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명치 끝 아파오는 그리움 달래본다
잊어야지 잊어야지 되뇌이며
봄이 오는 주왕산 산자락에
그리움 하나 남겨두고 왔는데
신열 속에 시달리며 잠 못 드는 봄 밤
070315 / 김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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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독서논술지도사 김필녀서재
글쓴이 : 김필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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