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김필녀 지난여름 내내 앓던 열병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알알이 쏟아놓은 붉은 고백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 쉽게 할 수 없다 잉걸불 같은 사랑을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어 영롱한 색으로 쏟아놓은 붉은 사리 앞에서 그립다는 말도 쉽게 할 수 없다 그리움의 깊이를 몰랐기에 사랑을 시작했던 것일까 깊이 앓고 있던 속앓이가 이처럼 뜨겁고도 붉은 고백을 잉태하고 있을 줄이야 수많은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사랑했다는 증거를 꼭 남겨야만 한다면 내 몸속 어디쯤에도 홍보석 한 알쯤은 숨어 있겠지 080104 - 월간 문학세계 통권 168호 게재 / 0807
♬ 내마음의 보석상자 / 해바라기 ♬

'김필녀의 삶과 문학 > 김필녀자작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둑눈  (0) 2008.01.25
월간 사람과 문화 1월호에 실린 '물의 노래' 시평  (0) 2008.01.11
엇박자  (0) 2007.12.27
겨울 노점상에서  (0) 2007.12.16
한해의 끝자락에서  (0) 2007.12.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