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우정 영원하리

 

김필녀

 

 

기쁨도 슬픔도 아픔까지도

흉허물 없이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코흘리개 고향 친구들이여

나달은 어찌 그리도 빨리 흘렀던가!

불혹을 넘고 지천명을 훌쩍 넘어선 

풍요롭고 가슴 설레는 이 가을 밤,

서로의 가슴 활짝 열어 얼싸안고

축배의 잔 높이 들어보자.

 

버들피리 꺾어 불던 어린 시절의 꿈은

물빛 속삭임이었고

책보 둘러매고 달리던 십여 리 학교 길은

추억 속 빛바랜 한 장 스냅 사진처럼

가슴 깊이 아로새겨진

애틋한 그리움으로 남았다.

 

벽장 속 보석처럼 간직해 온

수채화 같은 우리들 우정 앞에

내 가슴 이렇게 설레이는 것은

긴 세월 속내를 털어놓지 않아도

안개꽃 엷은 미소로 속살 드러내는

어린 날의 풀빛 순수 때문이지.

 

말뚝박기 자치기 고무줄놀이로

해지는 줄 몰랐던 철부지 그 시간은

나달 속으로 멀어져갔지만

언제라도 만나면 화들짝 웃을 수 있는

봉성국민학교 옛 친구들이여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운동장 한켠에

말없이 우뚝 서서 반겨주는 저 은행나무처럼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 우정을 위하여

축배의 노래 마음껏 불러보자.

 

101002

 

 

♬ 친구여 / 조용필 ♬


'김필녀의 삶과 문학 > 김필녀자작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무리 지던 밤에  (0) 2010.12.02
황금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0) 2010.10.22
고백(2)  (0) 2010.10.01
고백  (0) 2010.09.13
매너리즘  (0) 2010.09.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