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지 연가
김필녀
두 왕조를 섬길 수 없었던
고려 말 충신들의 충절
울울창창 소나무 정기로 살아 숨 쉬는
정선으로 가 보시라
높은 산봉우리 깊은 계곡마다
서리서리 맺힌 애환哀歡
아리 아라리로 풀어내며 지켜온
아라리 고향으로 발길 한번 돌려 보시라
한양 가서 톡톡하게 한 밑천 잡아
어울렁 더울렁 아들딸 낳고 살자 하던
뗏목 타고 떠난 낭군 손꼽아 기다리는
아우라지 강변도 거닐어 보시라
풀뿌리 산약초 캐서 자식 키우고
화전 일구어 강냉이 심고 살지언정
선조들 흠향 이어가는 오일장에 들러
사람 사는 향기도 맡아 보시라
돌고 돌아도 끝이 없는 깊은 골짜기
휘휘 휘돌아 흘러가는 물길 끌어안은 채
아라리 흥얼거리는 속 깊은 친구가 사는
아우라지 정선으로 꼭 한번 가 보시라
- 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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